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독서를 실천하는 방법도 제각각이죠.
독서에 정답이 있을까요? 독서의 정답은 '꾸준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각자의 취향이나 생활패턴에 따라 독서 방법은 다르게 적용하더라도 '꾸준하게 해야한다'는 명제가 지켜진다면 정답에 한걸음씩 가까워지는 게 아닐까요?
손웅정님의 책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에 보면 독서를 '콩나물 키우기'에 빗댄 일화가 나옵니다.
흔히 독서를 콩나물 기르는 것에 비유하고는 하죠. 콩나물에 물 줘봐서 아시겠지만 콩나물에 물 주면 아래로 다 흘러내리잖아요. 그걸 알면서도 콩나물아 잘 자라라하고 계속 물을 주잖아요. 그런데 부지불식간에 보면 콩나물 키가 길쭉길쭉 자라 있거든요.
콩나물을 키우려면 매일 물을 줍니다. 눈으로 볼 때 콩나물에 준 물은 그대로 '주욱'하고 빠져나온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매일 콩나물에 물을 줍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콩나물이 자라난 것을 보게 됩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물을 다 흘려보냈다고 생각했지만, 콩나물은 매일 받은 물을 조금씩 흡수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독서도 이와 비슷합니다. 매일 습관처럼 책을 읽습니다. 매일 물을 주듯이 작가의 말을 마음에 부어 넣습니다. 콩나물이 그러하듯 작가의 말은 대부분 나를 관통해 빠져 나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을 울리는 단 한 단어, 한 문장이라도 분명 남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남은 작가의 말은 내게 필요하기 때문에 '나'라는 체에 걸려 남았을 겁니다. 내가 처한 문제나 상황이 작가의 말이 나를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붙들어 둔 것입니다.
이제 천천히 꼭꼭 씹어서 그 말을 삼켜 봅니다. 내 생각이라는 양념을 더해 새로운 요리로 만들어 흡수해도 됩니다. 작가의 손을 떠난 글은 읽는 사람에 따라 재해석 되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열매를 맺을 수도, 또 다른 누군가의 씨앗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을 내 것으로 만들어 흡수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내 안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독서는 그저 글자를 읽는 시간 낭비 입니다. 우리가 독서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흡수'하기 위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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